한라산 설경을 모려고 길을 나섰다.
나로써는 그래도 일찌감치 떠나느라고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중산간 도로에 들어서니 이미 먼저온 차들이 길옆에 쭉~ 늘어서 있다.
한라산으로 가는 곳곳에 썰매를 타면서 설경을 즐길만한 곳이 많아서 곳곳에 세워든 차들로 정체가 되기 시작했다.
정체는 어리목에 가까워지자 아예 멈추어 버렸다. 그리고는 엉금엉금 거부기 걸음으로 전진한다.
이렇게 겨우 어리목을 지나자 이번에는 1100고지 습지에 차들이 꽉 들어차 또 길이 막혔다. 그래서 한라산을 포기하고 1100고지 설경을 보기로 하였다.
이곳도 나름 설경이 이쁘다.
근데 오면서 많이 지체되어서인지 많이 녹아내려 내가 상상했던 그런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전망대로 올라가기전에 멋진 나무가 있어 찍어 보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멀리 습지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저곳에 가면 더 이쁜 설경을 볼수 있지 않을까?전망대에서 내려와 나도 산책길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산책길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다가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움푹 패이기도 하고 미끄럽기도 하여 걷기가 매우 불편했다.
그래도 설경을 감상하려면 이쯤한 건 극복해야지...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잠시 옆으로 눈길을 돌리면 눈속에 뭍힌 습지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반겨준다.
푸르싱싱한 풀들이 무성한 여름철도 좋지만 하얀 눈으로 뒤덮힌 습지의 모습도 또다른 아름다운 모습이다.
처음으로 이렇게 눈이 내렸을때 와 보았는데 맨날 푸른 빛만 보다가 하얀 설경을 보니 너무 신비롭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미 나뭇가지에 있던 눈들이 많이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좀더 일찍 왔더라면 더 아름다운 눈꽃을 감상할 수 있었겠는데...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듯 한 곳에 그래도 아직 많이 녹아내리지 않은 눈꽃이 나를 반겨주었다.
돌아오는 길은 그냥 길이 막히지 않은 서귀포 쪽으로 갔는데 눈꽃이 활짝핀 길도 너무 이쁘다.
그래서 잠시 차를 멈추고 찍어 보았다.
오늘 비록 한라산은 못갔지만 그래도 나름 현명한 선택을해서 예쁜 설경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
다음엔 좀 더 일찍 일어나 오늘보다 더 멋진 설경을 꼭 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