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4일 일요일

한라산의 설경

 한라산 설경이 예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남들이 찍은 그런 멋진 장면은 보지 못했따.

이런 사진을 찍으려면 눈올때 가던가 아니면 눈이 내리고 미처 녹기 전에 가야만 가능한데 그런 날을 맞춰 간다는 것이 너무 어렵다.

그러다가 요 며칠전부터 한라산에 많은 눈이 내리길래 이때다 싶어 떠나 보려고 했다.

근데 아쉽게도 한라산 입산이 통제되어 갈수가 없다. 이럴때 가야 하는데 정말 이번에도 멋진 사진을 못찍는가 하는데 다행이도 일요일에 입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눈녹기 전에 도착하려고 아침일찍이 집을 나섰다. 나는 분명 일찍이 나오느라고 했는데도 한라산 중산간 도로에는 벌써 수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한라산 가는 길에 눈 썰매를 타며 겨울을 즐길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있다 보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어리목 가까이 가니 아예 차들이 막혀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 경찰차가 출동하여 교통정리를 해서야 겨우 길이 열리는데 정말이지 거북이 보다도 더 느린 속도로 엉금엉금 전진했다. 이러다간 정말 한라산에 도착하기 전에 눈이 다 녹을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차가 움직이지 못할때 창문을 내리고 밖을 내다보니 여기도 설경이 아름답다. 그래서 급한대로 찍어보았다.


보다시피 너무 이쁘다. 그러나 이렇게 예쁜 설경이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 줄지 알 수 없다.


이렇게 겨우 어리목 까지 도착했는데 차들이 너무 많아 세울자리가 없다. 그래서 영실코스로 올라가기로 하고 계속 앞으로 전진했다.

그러나 1100고지 습지 가까이 이르자 또 길이 막혔다.
다음엔 온다면 해뜨기전 새벽에 와야 할듯 싶다. 분명 새벽에 cctv영상을 볼때는 이곳에 차가 몇대 없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많이 왔는지 모르겠다.

겨우 이곳을 벗어났는데 그다음 부터는 길이 좀 열렸다.




그러나 나는 이내 차를 멈추었다. 설경이 너무 예뻐 이곳을 그냐 지나치기가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너무 오래 지체하면 안될것 같아 다시 출발했다.

여기서 부터는 정말 예쁜 길이 펼쳐졌다.

이렇게 예쁜 길은 처음 보았다.


또 내려서 한장 찍고 다시 출발했다.

그러나 영실입구에 도착하니 차량이 통제되어 길옆에 세우고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근데 안타깝게도 해가 뜨고 구름이 걷히면서 나무가지에 아름다운 눈꽃을 피우던 눈들이 속절없이 녹아내린다.

그래도 가는길에 사진을 찍는 것은 잊지 않았다.

한시간 넘게 걸어서 겨우 영실목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벌써 11가 넘었고 이미 나뭇가지에 있던 아름다운 눈꽃은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근데 여기서도 영실코스 입구 까지 또 한참을 걸어가야 하고 거기서 또 휴게소 까지 가자면 몇시간이 더 걸린다.

전번에도 이럴때 그냥 올라갔었는데 올라가는 도중에 눈이 더 녹아내렸고 정상에 도착했어도 내가 바라던 예쁜 설경을 볼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담하게 여기서 발길을 돌려 오던길에 보았던 길옆의 설경을 찍기로 했다.

그러나 또 한시간 가까이 걸어 내려가서 그곳에 도착하니 이곳도 이미 다 녹아버려 올때의 그 모습을 찾아볼수가 없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여기서 예쁜 사진을 더 많이 찍을걸 괜히 갔다는 후회가 밀려 든다.

올해에 또 눈이 오겠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약에 돈다면 그때는 정말 두번 다시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다

[제주 여행] - 한라산 윗세오름